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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아파트 관리비 새고 있진 않나요] 2부-[1] 투명회계 아파트 2곳 보니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13-07-28 18:07:17
    조회수
    2004

시리즈 2부 연재 시작





조선일보는 오늘부터 아파트 관리비 시리즈 2부를 연재합니다.
우리 삶의 터전인 아파트 곳곳에 만연한 부정과 비리를 속속들이 고발했던 시리즈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바람직한 아파트 문화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2부에서는 주민 힘으로 투명하게 회계를 관리하고 입찰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게 만든 아파트의 사연들을 소개해

'돈 되는 정보'를 전하겠습니다. 또 정부가 지난 5월 말 발표한 아파트 관리 종합 대책의 실효성도 점검합니다.

아파트 관리비 시리즈는 독자와 함께 만듭니다. 성원과 제언 부탁드립니다.


글 싣는 순서

〈1〉 회계 투명하게 하자
〈2〉 계약·입찰 비리 막자
〈3〉 선거 공정하게 치르자
〈4〉 탈 많은 하자보수 대책은
〈5〉 바람직한 관리 모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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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아파트 관리비 새고 있진 않나요] 2부-[1] 투명회계 아파트 2곳 보니



-서울 역삼 e편한세상
꼼꼼한 회계로 부정 여지 봉쇄… 매월 입주자회의땐 2~3시간씩 영수증·장부·통장내역 대조
-경기 화성 서해그랑블
관리비 횡령 등 사고에도 대비… 5000만원 보장 보증보험 가입





'6월 4일: 스카치테이프(3개) 2700원, 유성매직(1개) 700원. 6월 9일: 등기우편요금 2200원. 6월 10일: 현미녹차 티백 1상자 5480원…'

지난 4일 오후 서울 역삼동 e편한세상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주민자료열람실 캐비닛에 꽂혀 있던 올해 6월분 지출명세서 내용이다. 지출명세와 함께 카드영수증이 첨부돼 있는데, 몇백원, 몇천원짜리 소액 지출에도 손으로 쓴 간이영수증은 찾기 어렵다.

◇꼼꼼한 회계 4가지 노하우

역삼동 e편한세상 아파트의 회계장부엔 4가지 특징이 있었다.

①영수증은 두 장씩=지출항목은 하나인데 똑같은 영수증이 두 장씩 붙어 있었다. 한 장은 원본이고 다른 한 장은 복사본이었다. 기자가 이유를 물어보니 "혹시 원본 영수증 잉크가 흐릿해져 정확한 액수를 알아보기 어려워질 때를 대비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e편한세상 아파트의 윤경상(오른쪽에서 둘째) 관리소장과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의‘주민자료열람실’에서 6월분 회계서류를 살펴보고 있다(위 사진). 서울 역삼동 e편한세상 아파트의 회계 부정 감시망.

“주민들 언제든지 회계서류 열람할 수 있어요”- 서울 강남구 역삼동 e편한세상 아파트의 윤경상(오른쪽에서 둘째) 관리소장과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의‘주민자료열람실’에서 6월분 회계서류를 살펴보고 있다(위 사진). /전기병 기자

②간이영수증엔 판매업자 이름과 전화번호 기재=5월 22일 철물점에서 4000원을 주고 구입한 수도꼭지 부품 영수증은 카드영수증이 아니라 손으로 쓴 간이영수증이었다. 관리소 직원이 "카드로 내겠다"고 했지만, 철물점 주인이 "4000원짜리를 무슨 카드로 사느냐. 현금 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간이영수증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수증 하단에는 '103동 지하 1층 밸브 수도꼭지 교체함'이라는 메모와 함께 철물점 주인 이름과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었다. 주인은 "되게 까다롭게 군다"고 불평했지만, "규정상 어쩔 수 없다"며 받아낸 것이라고 한다.

③빨간 펜 서명=6월 25일 '관리사무소 직원 급여 1650만7190원' 지출내역엔 복사한 통장 출금 기록과 출금 전표가 붙어 있었다. 출금 기록과 전표에는 각각 윤경상(67) 관리소장이 빨간색 볼펜으로 서명했다. 원본에 손을 대 복사한 뒤 서류를 위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④한글로 액수 표시=1650만7190원 출금 전표엔 숫자가 아니라 한글로 '일천육백오십만 칠천일백구십원'이라고 쓰여 있다. 이것도 '숫자 조작'을 막는 회계의 기본을 따른 결과다.

◇'금융사고' 대비해 장기수선충당금 여러 개 통장에 나눠

경기 화성시 서해그랑블 아파트도 '회계 관리'가 깐깐하기로 소문난 아파트다. 지난 6월 찾아간 이 아파트의 회계장부는 10원 단위까지 꼼꼼하게 정리돼 있었다. 올해 1월 영수증철에는 '제설작업 인부 설렁탕 여덟 그릇' '시무식 떡·과자' 명목으로 지출된 15만960원어치 영수증들이 있고, 지출명세서엔 과자 이름과 가격까지 일일이 적어 놓았다.












	경기도 화성시 서해그랑블 아파트 김선자(왼쪽에서 셋째) 관리소장과 김현무(가운데 팻말 든 사람) 입주자대표회장 등이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과자값 10원까지… 회계 1등 아파트랍니다”- 경기도 화성시 서해그랑블 아파트 김선자(왼쪽에서 셋째) 관리소장과 김현무(가운데 팻말 든 사람) 입주자대표회장 등이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이명원 기자

이 아파트에선 '목돈' 관리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다. 3억1900여만원이 쌓인 장기수선충당금은 통장 5개에 나눠서 예치했다.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문제가 생겨도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입주자대표 등의 관리비 횡령 사고에 대비해 5000만원까지 보장되는 신원보증보험에도 가입했다.

◇회계법인·관리회사·입주자회의 ·주민 감시…사중(四重) 감시망

두 아파트는 촘촘한 감사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었다. e편한세상은 매년 외부 회계감사를 받고, 2년마다 한 번씩 관리업체의 감사를 받는다. 매달 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는 장부와 영수증(전표), 통장 지출내역을 교차 대조하는 데 2~3시간을 쓴다. 이 세 가지를 꼼꼼히 교차 대조하면 웬만한 회계 부정은 잡아낼 수 있다. 지난 3일 인천경찰청이 적발한 인천 중구 L아파트 경리 박모(42)씨의 1억8000만원 관리비 횡령(5년간)은 관리소장이나 입주자대표들이 관리비 통장만이라도 살펴봤다면 막을 수 있었던 비리였다. 서해그랑블도 매년 내부감사와 함께 2년에 한 번씩 외부 회계감사를 받도록 관리규약을 정했다. 이 아파트들 주민은 "무엇보다 회계장부를 주민이 언제든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이 회계 부정을 막는 출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e편한세상은 3년 전부터 관리사무소에 '주민자료열람실'이라는 별도 공간까지 만들었다. 주민은 관리사무소에 열람 신청을 할 것도 없이 이곳에 가서 비치된 서류를 찾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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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회계관리 역량 키워야

"監事선거, 棟대표 선거와 분리… 棟대표만 감사 맡을 수 있는 현행 시스템 바꿔야" 지적도





아파트 회계 부정을 막으려면 1차적으로는 각 아파트가 회계 관리 역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아파트별로 선출하는 내부 감사(監事)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아파트의 감사는 주민선거를 통해 선출된 동(棟)대표 중에서 입주자대표회장과 함께 2차 선거를 해 뽑는다. 일단 동대표로 선출돼야 감사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감사는 관리사무소가 작성하는 회계 보고서를 검토하고, 입주자대표회의 결의를 거쳐 '관리 업무'를 조사할 수 있다. 하지만 제 일을 하는 감사가 '왕따' 취급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파트 회계부정 감시 제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감사 김모씨는 작년 초 주민 편의 시설 수입 횡령 문제 등 10여 가지 부정이 있다며 200페이지 넘는 감사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일부 동대표 등은 "꾸며낸 얘기"라고 묵살했다. 김씨는 "내가 지적한 사항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부 감사가 힘을 쓸 수 있게 하려면 입주자회장·동대표 선거와 분리해 감사 선거를 하든지, 적어도 동대표만이 감사를 맡을 수 있는 현행 시스템은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주열 아파트비리척결운동본부 대표는 "극단적 비리가 있는 곳은 일시적으로 외부 인사를 비상근 감사로 채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내부 감사가 지적한 사항을 입주자회의나 관리사무소가 따르지 않을 때는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강제로 시정명령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계 등에 전문 지식을 가진 주민이 '내 아파트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에선 올해 초 은행원 출신인 감사가 회계사인 주민과 협력, 아파트 관리소장이 3년간 전기 검침수당 4000여만원을 임의로 인출한 일을 적발했다.

관리사무소가 '회계서류 5년 보관', '주민 열람 허용'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운전면허처럼 벌점제도를 도입해 관리업체·소장의 자격을 제한하는 강력한 행정 제재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토부는 '과태료를 두 배로 올리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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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전문가 2人 얘기 들어보니 - "비리 알고도 덮는 경우 많아"










	김창훈 회계사(왼쪽)와 이병철 경기대 교수.

김창훈 회계사(왼쪽)와 이병철 경기대 교수.

국토교통부가 5월 말 발표한 아파트 회계 투명화 대책은 '300가구 이상 규모 아파트 외부 회계감사(監査) 의무화'가 핵심이다. 그러나 지난 6월 진행된 서울시의 아파트 특별감사에 참여한 김창훈 회계사는 "그걸로는 회계 부정을 추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시 감사 때 보니, 비리를 알고서도 덮어버린 (회계 법인의) 감사보고서가 적지 않았다"며 "외부감사 무용론이 나와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비리 아파트 주민대표 등이 회계 법인과 유착해 '외부감사'를 비리 은폐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개별 입찰을 통해 최저가를 써낸 회계 법인에 무조건 감사를 맡기는 방식에는 부정이 낀다"며 "헐값에 일감을 따서 대충 숫자 확인만 하고 때우는 '수박 겉 핥기 식' 회계감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파트별로 입찰하지 말고,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아파트 단지들의 신청을 받은 뒤, 무작위로 회계 법인을 배정해 감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회계 법인 선정 과정부터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다. 감사 비용은 아파트 단지의 규모나 감사 기간, 난도 등을 감안한 '수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표준화해야 한다고 김씨는 말했다.

본지가 만난 또 다른 회계 전문가인 이병철 경기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관리비 통장을 제대로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관리사무소의 통장 관리는 관리비 통장에서 빼 써야 하는 직원 건강보험료를 잡수입 통장에서 인출한 뒤 채워넣거나 방치하는 등 회계의 기본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교수는 "그렇게 하면 나중에 비리를 잡아내기도 어렵게 된다"며 "처음부터 통장 입출금을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주민이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아파트 통장 관리 시 '무통장 입금'은 추방하고, 인터넷 뱅킹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관리사무소가 통장 입출금을 할 때마다 감사(監事)의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로 자동전송되게 해서 근거를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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