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 등의 자격이 없는 자를 채용해 아파트 관리소장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는 이유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입주자대표회장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벌금형에 대한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부산지방법원 제1형사부는 최근 주택관리사 등의 자격이 없는 자에게 관리소장 업무를 수행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부산시 동래구 D아파트 전(前) 입주자대표회장 K씨에 대한 주택법 위반 항소심에서 “피고인 K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K씨에 대한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택법은 공동주택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주택관리사 또는 주택관리사보의 자격을 가진 사람을 관리소장으로 채용토록 강제하고 있다.”며 “이는 공동주택 입주자 및 사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그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 K씨가 초범인 점, P씨를 관리소장으로 채용할 당시 피고인 K씨가 반대하기도 했으나 대표회의에서 다수가 찬성하자 그 의결에 따라 주택관리사 등의 자격이 없는 P씨를 관리소장으로 채용하게 된 점, 의결에 찬성한 동대표들은 처벌받지 않고 동대표들이 피고인 K씨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이 범행은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과 무관하게 대표회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 자신의 법규위반 행위를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심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같은 피고인 K씨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K씨에게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주택관리사 등의 자격이 없는 P씨를 관리소장으로 채용한 것은 대표회의 의결에 따른 것이므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고, 본인만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피고인 K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표회장이더라도 대표회의의 위법한 의결까지 그대로 집행해야 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 K씨가 대표회의 의결에 따라 P씨를 관리소장으로 채용했다고 해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고, 주택법상 양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대표회의 및 의결에 참석한 다른 동대표들이 처벌받지 않는 사정이 피고인 K씨의 처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 K씨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아파트 전 대표회장이었던 K씨는 대표회의 의결을 통해 자격이 없는 P씨를 지난 2006년 8월경부터 2008년 7월경까지 관리소장으로 채용, 근무토록 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1심에서 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본지 제800호 2009년 12월 21일자 2면 보도).
이에 K씨는 1심에 불복, 항소를 제기해 이같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