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의 아파트 관리비 새고 있진 않나요] 아파트 입주자 회장, 어린이집 운영권 주고 거액챙겨
[어린이집 원장, 브로커 끼고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관리소장 등에 2억2000만원 로비]
관리소장·브로커, 서로 짜고 全權 가진 동대표들 거액 매수
사후 문제 될 소지 대비해 원장에게 확인서까지 받아내
인가 정원이 100여 명인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원장이 2억2000만원에 이르는 로비 자금을 만들어 관리사무소장과 입주자 대표들에게 뿌린 비리가 적발됐다. 전문 브로커와 관리소장이 공모해 입찰 자격 기준을 좌지우지하고 채점에 전권을 가진 입주자대표(동대표)들을 거액에 매수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15일 어린이집 운영자 입찰에 참여한 원장으로부터 2억2000만원을 받아 일부를 동대표 등에게 나눠준 혐의로 브로커 곽모(45)씨 형제와 수원시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동대표 회장) 김모(58)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당시 관리소장 손모(47)씨, 어린이집 원장 김모(45)씨, 동대표 임모(44)씨 등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어린이집이나 체육시설의 운영권 입찰 브로커인 곽씨 형제는 작년 6월 이 아파트의 어린이집 운영자 선정 입찰 과정에 관여했다. 이 아파트는 2011년 9월 입주를 시작해 당시에는 시공업체가 지정한 용역업체가 임시 관리를 맡고 있었고, 입주자대표회의도 새로 구성된 상태였다. 곽씨 형제는 입찰에 앞서 작년 3월 어린이집 운영을 준비하던 원장 김씨를 물색해 인가 정원(107명)을 기준으로 원아 한 명에 200만원을 산정, 2억2000만원을 로비 자금으로 받기로 했다. 또 알고 지내던 관리소장 손씨와 공모해 원장 입찰 자격, 채점 기준도 김씨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공고하도록 했다.
특히 관리소장 손씨를 통해 입찰자 심사와 채점 권한을 갖고 있는 입주자 대표 13명 가운데 일부를 소개받았다. 대표회장 김씨에게 5000만원, 동대표 임씨에게 2000만원을 건네고 다른 동대표 김모씨에게는 200만원 상당의 향응도 제공했다. 관리소장 손씨에게도 2000만원을 전달하는 등 모두 9000여만원을 건넸다.
그 결과 16명이 응모해 서류 심사와 제안서 발표 등의 과정을 거친 입찰에서 원장 김씨는 금품·향응을 제공한 동대표 3명으로부터는 만점(100점)에 가까운 97점을 얻어 어린이집을 낙찰받았다. 또 3년 운영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400만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원장 김씨는 입찰 이전에 5000만원, 계약 이후에 1억7000만원을 브로커 곽씨에게 전달했다.
곽씨 형제는 입찰 과정에서 다른 브로커 조모(46)씨가 끼어들려 하자 이익을 나눠 먹자며 2000만원을 떼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가 될 것에 대비해 원장에게는 차용증을 써주고 돈을 돌려받았다는 확인서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작년 후반기부터 어린이집 입찰 비리 소문이 돌면서 주민 사이에 시비가 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 내 어린이집은 인가 정원이 많고 높은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운영권을 넘길 경우 어린이 한 명에 300만원을 기준으로 권리금이 붙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곽씨 형제와 같은 아파트 어린이집 입찰·전매 전문 브로커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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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용역 계약서 공개해야
국토교통부가 300가구 이상 아파트는 관리비 사용 내역을 의무적으로 외부 회계감사받도록 하고, 각종 공사·용역 계약서는 아파트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하는 등 공동주택 관리 비리를 막기 위해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지금은 입주민의 10분의 1 이상 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요구할 때만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는 다음 주 이런 내용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15일 밝혔다.
국토부 김수상 주택건설공급과장은 "그동안 공사·용역 계약서를 자율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다 보니 비리가 많았다"면서 "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면 투명하지 않은 계약 관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동대표나 관리소장 등이 뇌물을 받거나 횡령을 하면 더 엄한 벌을 받도록 처벌 기준도 강화한다. 지금은 부정 재물을 취득한 경우, 1년 이하 징역과 1000만원 이하 벌금형, 지자체 시정 명령에 불응하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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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비 비리 없앤다”…정부, 내주 종합대책 발표
정부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를 없애기 위해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국토교통부는 아파트 관리 비리와 관련한 민원이 계속됨에 따라 주택법 개정안 마련에 착수하는 등 관리제도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 이르면 다음주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우선 관리비 사용결과에 대해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현재는 입주민의 10분의 1 이상 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요구할 때만 회계감사를 하도록 돼 있다.
공사·용역 발주 비리를 막기 위해 아파트 단지 홈페이지 등에 공사·용역 계약서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계약서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해 경계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입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아파트 관리 위탁업체나 공사·용역업체 선정시 임의조항으로 적용하는 전자입찰 제도도 앞으로 의무화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우선 내년중 전자입찰 제도 시범사업을 거쳐 오는 2015년부터 전체 아파트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정한 재물이나 재산을 취득한 비리자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높인다. 아파트 동대표나 관리소장 등이 부정 재물을 취득한 경우 1년 이하 징역과 1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하고, 지자체 시정명령에 불응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현재의 기준을 강화한다.
정부는 입주자, 지자체, 전문가 등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아파트관리 종합대책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중 대책을 확정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고, 주택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